시경(詩經)/소아(小雅)

7. 어조지집(魚藻之什) 14. 하초불황(何草不黃)

허접떼기 2022. 7. 16. 16:28

출처.douban.com

何草不 何日不 하초불황 하일불행

何人不 經營四方 하인부장 경영사방

 

何草不玄 何人不 하초불현 하인불긍

征夫 匪民 애아정부 독위비민

 

匪兕匪虎 비시비호 솔피광야

哀我征夫 朝夕不 애아정부 조석불가

 

有芃者狐 率彼幽草 유봉자호 솔피유초

之車 行彼周道 유진지거 행피주도

 

어느 풀이 시들지 않으랴!

어느 날에야 떠나지 않을까?

어느 사람이 사방을 분주히 오가며

나서지 않으랴!

 

어느 풀이 검어지지 않으랴!

어느 사람도 불쌍하지 않으랴!

내가 군인이 됨을 불쌍히 여기니

어찌 백성조차 아니게 하는가!

 

무소도 아닌 것이 호랑이도 아닌 것이

저 너른 빈 들을 뛰돌아다니네!

내가 군인이 됨을 불쌍히 여기니

조석으로 한가할 겨를이 없구나!

 

털이 덥수룩한 여우가

저 무성한 풀숲을 돌아다니네

많디 많은 수레가

저 주나라로 가는 길을 달리네

 

(황) : 누러지다, 시들다

(행) : 出行, 먼길을 떠나다. 일설은 出征이라 함.

(장) : 거느리다. 행하다

經營(경영) : 분주히 오가는 것

經은 ‘지나다’, 營은 ‘오락가락하다’다

(현) : 말라 썩어 검어지다.

(긍,근,관) : 불쌍히 여기다(긍), 홀아비(관)

<漢詩>에는 鰥(환)으로 홀아비라 적었다.

전쟁에 나가 오래 집과 떨어지니 처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환을 ‘앓다’로 해하며 관으로 읽는 설도 있다.

(애) : 가엾이 여기다.

征夫(정부) : 전쟁에 나간 장정, 군인

(독) : 어찌

(비) : 아니다(非)

(민) : 백성, 국민, 사람

(비) : 아니다/일설은 彼, 즉 ‘저’라 한다

(시) : 외뿔 암컷 들소, 무소

(솔) : 쫓다, 돌아다니다(循)

(광) : 텅 비고 넓다.

(가) : 틈, 겨를

有芃(봉) : 풀 등이 무성하다

여기서는 털이 덥수룩함을 말한다.

有~는 ~然, 즉 ~하다가 된다.

幽草(유초) : 무성하여 검은 풀

(잔,진) : 많고 성한 모양(진)

일설에는 높은 모양이라고 한다.

棧은 사다리나 주막(잔)의 뜻을 가진다.

장막을 덮은 수레라고 하는 설도 있다.

芃과 연계하여 많은 뜻이 타당하다 본다.

周道(주도)는 큰 길,

주자는 주나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詩集傳>

<회풍,비풍>에도 보인다.

 

이 노래가 선왕(宣王)의 아들로 난폭하고 주색에 빠져 살던 유왕(幽王, ?~bc771)을 풍자한 것이라 한다.

제후국의 배반으로 병사들이 쉴 틈이 없으니 마치 금수와 같아 군자들이 이를 근심하며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毛詩序>

유왕은 포사(褒姒)을 웃게 하고자 비단을 찢고 거짓 봉화를 올렸다.

왕비 신후(申后)와 태자 의구(宜臼)를 폐하고 포사를 비에 포사의 아들 백복(伯服)을 태자에 책봉하였다.

그러자 신후의 아버지 申의 제후가 서쪽 견융(犬戎)을 끌어들여 주나라를 침공하였다

끝내 호경(鎬京)이 무너지고 봉화를 올렸으나 아무 제후도 오지 않았다.

유왕과 백복은 여산(驢山)에서 죽고 포사는 견융의 여자가 되었다. 이로 서주시대는 끝이 났다.

주희(朱熹)는 주나라가 망하려 하니 정역(征役)이 끊이지 않아 징집된 군사들이 힘들어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詩集傳> 부역을 나간 이들이 항상 집밖을 나가 가족을 못보고 통치자들이 그들을 풀처럼, 짐승처럼 대하니 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유왕과 포사/suin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