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이른바 <고목석죽도(枯木石竹圖)>
도무지 못 그리는 게 없는 단원의 그림 속 글을 본다.
오른쪽에 이리 쓰여 있다.
籠嵸石上木 농종석상목
枝疏太古色 지소태고색
只能無夕鵶 지능무석아
啼送蓮舟客 제송연주객
肥園評 비원평
한데 뭉쳐 우뚝 솟은 돌 위의 나무
나뭇가지는 성글고 태고의 색이구나.
다만 석양의 까마귀가 없을 뿐이니
울며 연꽃잎 배를 탄 손님을 보낸다.
비원(박규순)이 평한다.
只能(지능)은 다만(겨우, 기껏해야) ...할 수 있을 뿐이다.
蓮舟(연주)는 연잎 모양의 배. 신선이 타는 배다.
夕鵶(석아)는 저녁 까마귀다 夕鴉(석아)로도 쓴다.
까마귀라도 울어주면 덜 외로울 쓸쓸함을 적은 것이다.
비원 박규순(朴奎淳)은 1740년에 태어나 정조 때 공조참의를 지낸 분인데
단원의 그림을 보고 감정평을 했다.
그리고 좌중간 작은 크기로 있는 초서 세 글자
靑城觀
청성이 보았다.
청성은 낙관을 보니 성대중(成大中,1732∼1809)의 호다.
영조의 탕평(蕩平)과 서얼통청(庶孼通淸)으로 과거에 급제하고
1792년 문체반정(文體反正) 때 노론 가운데 유일하게 정조의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그림 왼편에 단원이 쓴 글이다.
以東坡筆法寫 이동파필법사
檀園 단원
소동파의 화법으로 그렸다.
나의 소견으로 천재화가 김홍도가 단원이란 호를 써 그림을 남긴 때는
그를 아꼈던 정조의 재위기간 중이다.
단원의 그림에 청성이 보고, 비원이 후기를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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