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6일 예천 동본리 삼층석탑을 본 뒤
남본리 200-13번지에 소재한 보물을 보러 갔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醴泉 開心寺址 五層石塔)은
1963년 대한민국의 보물로 지정되었다.
개심(開心)은 지혜를 일깨워 마음을 열어 줌을 말한다.
중국어로는 반가움, 기쁨이란 뜻이기도 하다.
서산 상왕산 아래에도 개심사가 있다.
고려 현종 원년(1010)에 세워진 탑이라 한다.
거란의 2차 침입이 발발한 시기다.
갑석 처마 부분에 이런 명문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자료출처 : 고려시대 금석문·문자자료 < 고려시대 사료 DB)
上元甲子四十七統和二十七
庚戌年二月一日
正骨開心寺到石析......중략
辛亥四月八日立
상원갑자사십칠통화이십칠
경술년이월일일
정골개심사도석절......중략
신해사월팔일립
갑자년(964년)47년
요나라 성종(聖宗,재위982-1031)27년
경술년(1010년) 2월1일
정골(正骨,인명?부락명?)이 개심사에 와 돌을 쪼갰다....
신해년(1011년) 4월8일 세웠다
요(거란)의 연호를 썼으니 1019년 이후에 새긴 것이며
동원된 인력이 광군(光軍)이라 하니 농민예비병이다.
그리고 상층 기단 동쪽면 팔부중 야차와 용 조각면에
棟梁戶長陪戎校尉林長富母主崔祐副棟梁 邦祐
四弘爲身心上報之佛恩爲國正功德普及於一切
辛亥四月八日立
동량호장배융교위임장부모주최우부동량 방우
사홍위신심상보지불은위국정공덕보급어일체
신해사월팔일립 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사방 널리
몸과 마음을 위하며
위로는 부처의 은혜를 갚고
나라를 위하며
공덕을 바르게 하고
일체 만물에 퍼지게 하기 위하여...
이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 탑은 신라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고려 초기에 창건된 개심사에 있던 탑이나, 절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얼마 전까지 논 한가운데에 서 있다가 공원으로의 공사가 한창이다.
겨우 대략의 사진을 찍고 명문을 더 찾던 중 공사인력에게서 나가달란 소리를 듣고 말았다.
기단의 맨 윗돌은 그 윗면에 몸돌을 받치기 위한 연꽃무늬의 괴임돌을 놓았는데,
이것은 고려시대 석탑양식의 한 특징이다.
하층 기단은 지대석과 중석이 하나씩인 네 개의 돌로 되어 있고,
4면마다 둥근 테두리 선을 새기고
각 면 안상(眼象)에 십이지상(十二支像)을 조각했으며
상층 기단 각 면에 탱주 한 개를 세워 면을 나눈 다음
불법을 지키는 여덟 신, 팔부중(八部衆)을 조각했다.
통일신라와 고려에 걸쳐 석탑의 기단에 많이 나타난다.
팔부중은 팔부신이라고도 하며. 아래와 같다.
1. 제석천을 비롯한 33천 등의 신을 말하는 천(데바, daba, deus),
2. 물가에서 강우 등을 지배하는 용(나가, nāga)
3. 북쪽 비사문천왕의 권속으로 사나운 귀신 야차(夜叉, yaksa)
4. 제석천을 섬기는 음악신으로 향(간다, gandha)을 먹고 사는 건달파(간다르바, gandharva)
5. 세 개의 얼굴, 여섯 개의 팔을 지닌 난폭한 신 아수라(asura)
6. 신격화된 독수리, 금시조, 인간의 몸에 새의 머리를 가진 가루라(迦樓羅, garuda)
7. 반인반수(새)의 신으로 표현되는 가무신 긴나라(緊那羅, kimnara)
8. 큰 뱀, 용으로 기어다니는 가람신, 마후라가(摩睺羅伽, Mahoraga)
8부중상의 모습과 배치는 일률적이진 않다.
팔부중을 거느리는 천왕이 다스리는 방향이나 인도 브라만교에서의 의미에서 일정한 위치와 모습을 갖고 있을 뿐이다
신라와 고려에 이르는 보편적 방위는
북 : 긴나라 마후라가 남 : 아수라 건달바
동 : 용, 야차 서 : 천, 가루라
이다.
탑은 2층의 기단(基壇) 위에 5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모습이다.
사리나 법경을 봉안하는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이 한 돌로 되어 있다.
1층 몸돌에는 고려의 특징인 자물쇠장식의 문고리 모양(문비門扉)을 조각했는데
감실(龕室)의 조형이 어려움을 해결하고 동시에 내부에 공간을 두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인왕상(仁王像)을 좌,우면에 새겨 두었다.
지붕돌(옥개석屋蓋石)은 밑면에 모두 4단씩의 받침을 깎아두었으며,
네 귀퉁이에서 살짝 들려있어 탑 전체에 경쾌함을 실어 준다.
처마가 길게 뻗어 고려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체감률이 매우 온화하여 좋은 비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탑이다.
탑의 입구가 되는 모퉁이에 예천한우 식당이 있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손님이 적지 않았다.
예천도 한우를 브랜드로 만들었다. 오래 전 용궁장에서 송아지를 사간 기억이 있다.
깔끔한 밑반찬으로 나온 소고기뭇국이 참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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