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84. 窮當益工 勿失風雅 궁당익공 물실풍아

허접떼기 2024. 7. 16. 18:34

절강 瑞安서안 출신 여류 서예가 李小英(이소영,1977- )의 글씨

貧家淨掃빈가정소지

貧女淨梳頭 빈녀정소두

景色雖不艶麗 풍색수불염려

氣度自是風雅 기도자시풍아

 

士君子一當窮愁寥落 사군자일당궁수요락

奈何輒廢弛내하첩자폐이재

 

가난한 집도 땅을 깨끗이 쓸고

가난한 여인도 머리를 깨끗이 빗으면

경색이 비록 곱고 아름답지 않더라도

기개가 절로 단정하고 멋이 있다.

 

군자가 이따금 쪼들려 근심하고 쓸쓸하다 하여

어찌 번번이 스스로 무너져 풀어지겠는가!

 

淨掃(정소) : 깨끗이 쓺

梳頭(소두) : 머리를 빗다

景色(경색) : 경치. 풍경, 광경

 唐당나라 시인 宋之問(송지문,656?-712)

 《夜飮東亭야음동정

 岑壑景色잠학경색가

 慰我遠游心 위아원유심

 봉우리와 골짜기 경색이 아름다워

 멀리 나가 노닐고픈 나의 마음을 위로하네.

 라는 싯구에서 처음 보인다고 한다.

 

艶麗(염려) : 곱고 아름답다.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의 차남 曹植(조식,192-232)

<閨情규정>이라는 시에

有一美人 유일미인

被服纖羅 妖姿艶麗 피복섬라 요자염려

𩮬若春華 옹약춘화

어느 한 미녀가 있어

고운 비단 옷 입고 아리따운 자태가 곱고 예쁘니

울창한 봄 꽃 같구나!

라는 구절에 보인다

 

氣度(기도) : 기개, 도량

晉書진서·苻堅載記下부견재기하

猛瓌姿儁偉 맹괴자준위

博學好兵書 謹重嚴毅 박학호병서 근중엄의

氣度雄遠 기도웅원

굳세고 거대한 자태가 당당하고 위대하며

박식하고 병서를 좋아하며 삼가고 엄숙하여

도량이 크고 깊다.

는 내용이 출처다.

 

風雅(풍아) : 단정 우아하다, 풍치와 멋이 있다.

  西晉서진 시기 화려한 시풍의 선구자였던

시인 陸機(육기,260-303)辯亡論변망론

風雅則諸葛瑾張承步騭 풍아즉제갈근장승보즐

以名聲光國 이명성광국

 풍치있고 고상하다면 제갈근,장승,보즐이

 명성으로 나라를 빛냈네. 라는 글이 있다.

 

士君子(사군자) : 君子군자와 같다.

 고대사회에서 직위가 높은 통치계급을 칭하나

 여기서는 학문과 덕이 높은 이를 말한다.

一當(일당) : 이따금 ... 한 상황을 당하다

窮愁(궁수) : 궁핍을 겪는 근심

史記사기·平原君虞卿列傳論평원군우경열전론

然虞卿非窮愁 연우경비궁수

亦不能著書以自見於後世 역불능저서이자견어후세

그러니 우경은 쪼들리는 걱정은 없어도

후세에 자신을 보여줄 책을 쓸 수는 없었다.

라는 기록이 출처라 한다.

 

寥落(요락) : 적막하다, 쓸쓸하다, 외톨이다

당나라 시인으로 백거이와 원백으로 불린

元稹(원진,779-831)의 시 <行宮행궁>

寥落古行宫 宫花寂寞紅 요락고행궁 궁화적막홍

쓸쓸한 옛 행궁, 궁의 꽃이 적막히 붉네.

라는 싯구의 예와 쓰임이 같다.

 

奈何(내하) : 어찌 ...하겠는가.

() : , 번번이,

廢弛(폐이) : 풀어지다, 소홀히 하다

 《漢書한서·王莽傳왕망전》上에

 朝政崩壞 綱紀廢弛 조정붕괴 강기폐이

 조정이 무너지자 법과 풍속이 풀어졌다.

 는 내용과 쓰임이 같다.

 

천촉서단을 이끄는 鄧眞友(등진우)의 채근담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