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曰 선종왈
饑來喫飯倦來眠 기래끽반권래면
詩旨曰 시지왈
眼前景致口頭語 안전경치구두어
蓋極高寓於極平 개극고우어극평
至難出於至易 지난출어지이
有意者反遠 유의자반원
無心者自近也 무심자자근야
선종에서 말하길
굶주리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자라 했다.
시의 비결이라며 말하길
눈앞의 경치와 일상의 말이라 했다.
대개 지극히 고귀함은 지극히 평범함에 깃들고
지극히 어려움은 지극히 쉬움에서 나온다
뜻이 있는 자는 도리어 도에서 멀어지며
마음이 없는 자는 절로 진리에 가까워진다.
禪宗(선종) : 참선으로 본성을 밝혀 깨달음을 얻고
이심전심으로 중생의 마음에 전하는 것을 종지로 함
교종에 대응하며 달마가 중국에 전하고
신라 중기 우리나라에 전해져 구산문이 성립한 종파
饑來(기래) : 굶주려 지다
來는 동사 사이에 쓰여 태도, 목적을 나타낸다.
喫(끽) : 먹다, 마시다, 피우다
倦(권) : 피곤하다, 고단하다
명나라 당인(唐寅,1470-1523)의 시 <감회感懷>는
不煉金丹不坐禪 불련금단부좌선
饑來喫飯倦來眠 기래끽반권래면
금단을 달구지 않고 좌선하지 않고
굶주리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잤다.
라고 시작된다.
또한 왕수인(王守仁,1472-1529)의 <答人問道>도
饑來喫飯倦來眠 기래끽반권래면
只此修行玄更玄 지차수행현갱현
굶주리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자라
그저 이런 수행이 심오하고 또 심오하나니
라고 시작한다.
詩旨(시지) : 시를 짓는 요지, 비결
口頭語(구두어) : (저속한) 일상의 말
명대 오영(敖英,1479-1552?)의
<類篇唐詩絶句유편당시절구>에
丘文庄公嘗言 구문장공상언
眼前景致、口頭語,便 안전경치, 구두어, 변
是詩家絶妙間 시시가절묘간
문장공 구준이 일찍이 말했다.
눈 앞의 경치, 일상의 말, 곧
이것이 시인의 절묘한 순간이다.
라고 썼다.
寓(우) : 머무르다, 붙어 살다, 깃들다
<관자管子,소광小匡>에
관중(管仲)이 환공(桓公)에게 직언한 말로
事有所隱而政有所寓 사유소은이정유소우
군사는 감춤이 있고 정사는 깃듦이 있어야 합니다
라는 내용이 있다.
관자의 寓는 지위에 맞게 머무르게 함을 내포한다.
대개 더러 숨김이라 해석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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