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空不空 진공불공
執相非眞 집상비진
破相亦非眞 파상역비진
問世尊如何發付 문세존여하발부
在世出世 재세출세
徇欲是苦 絶欲亦是苦 순욕시고 절욕역시고
聽吾儕善自修持 청오제선자수지
실재하는 공은 공이 아니며
형상에 집착하는 것도 본질은 아니고
형상을 깨트리는 것도 본질이 아니라 하여
세존에게 어찌 말씀하실지 물어보니,
속세에 있으나 속세를 벗어나라
욕망을 좇는 것은 고통이요 끊는 것도 고통이니
우리가 스스로 잘 수양하여 바로잡으라 내맡기네!
眞空(진공) : 실재하는 공, 불교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생긴 가상(假相)이며 제법이 영구불변의 실체가 없어 空이라 한다.
여기서 眞은 假의 반대의미이며
실물, 본질의 의미로 실재를 말한다.
執(집) : 집착하다
相(상) : 형상(刑象) 외관(外觀)
불교에서 ‘상(相, pali. sañña, skt. saṃjñā)’이란 말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불경에는 상에 얽매이다, 상에 집착하다, 상을 여의라 등의 용어가 자주 나온다. 불교에 있어서 ‘성(性)’이란 불변의 본체를 말하는데 비해, ‘상(相)’이란 변화하고 차별로 나타난 현상계의 모습을 말한다. 일종의 ‘고정관념(觀念)’이라 할 수 있는데, 불교에서는 이 고정관념이 갖가지 왜곡, 갈등, 번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무의식 속의 고정관념을 내려놓는 순간 불성을 바로 볼 수 있다고 하여 <금강경>에는 "모든 상(相)이 상 아님을 보면 여래를 보리라(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라고 했다.
그런 ‘상(相)’이 중국에서 한자로 번역되기 전의 어원인 산스크리트어에는 samjna, laksana, nimitta의 세 가지가 있어서 이 말들이 같은 ‘상(相)’이라는 글자로 번역된 것은 사실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samjna(산냐)는 주로 생각, 견해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러한 견해는 수백, 수만 가지가 있지만, <금강경>에서는 우리 중생들을 윤회에 들게 해서 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것을 4상(四相)으로 설명하면서 이것을 끊으라(破相) 강조한다. 그 4상은 중생이 실재한다고 믿는 네 가지 상, 즉 아상(我相) ․ 인상(人相) ․ 중생상(衆生相) ․ 수자상(壽者相)이다.
nimitta(니미타)는 형상, 모습의 뜻이며 과거로부터의 경험과 기억의 총합에 의한 대상을 만났을 때 생겨난 인상(人相, 선입견, 첫인상)을 일컫는다.
laksana(락샤나)는 어떤 대상의 독특한 상을 말한다. 인지하여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모습, 특징, 현상을 일컫는다.
이상의 세 가지를 예로 들어보면, 눈으로 꽃을 본다고 했을 때에 꽃의 모양과 형상은 nimitta(니미따)의 상에 해당하고, 그 꽃이 지닌 특별한 모습은 laksana(락샤나)에 해당하며, 꽃을 보고 꽃이라고 일으킨 생각들은 samjna(산냐)에 해당한다.
破相(파상) : 상을 깨다, 금강경의 핵심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는 길이다.
世尊(세존) : 석가모니, 부처
부처의 다른 호칭으로 성스러운, 존귀함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바가바트(bhagavat)를 의역한 것이다.
發付(발부) : 의견을 내다, 처리하다(發落)
徇(순) : 좇다, ...을 위해 목숨을 바치다
聽(청) : 내맡기다, 기다리다, 판단하다
吾儕(오제) : 우리들(吾輩)
善(선) : 잘하다
修持(수지) : 수양하여 바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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