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소아(小雅)

6. 보전지집(甫田之什) 7. 규변(頍弁)

허접떼기 2022. 9. 12. 15:40

18세기 일본의 모시품물도고(毛詩品物圖攷)중에서

有頍 實維伊유규자변 실유이하

爾酒旣 이주기지 이효기가

異人 兄弟匪他 기이이인 형제비타

女蘿 于松柏 조여여라 시우송백

未見君子 憂心奕奕 미견군자 우심혁혁

旣見君子 庶幾說懌 기견군자 서기열역

 

有頍者弁 實維何 유규자변 실유하기

爾酒旣旨 爾殽旣 이주기지 이효기시

豈伊異人 兄弟기이이인 형제구래

蔦與女蘿 施于松上 조여여라 시우송상

未見君子 憂心怲怲 미견군자 우심병병

旣見君子 庶幾有臧 기견군자 서기유장

 

有頍者弁 實維在首 유규자변 실유재수

爾酒旣旨 爾殽旣 이주기지 이효기부

豈伊異人 兄弟甥舅 기이이인 형제생구

如彼雪 先集維 여피우설 선집유산

死喪無日 無幾相見 사상무일 무기상견

樂酒今夕 君子維宴 낙주금석 군자유연

 

관을 썼으니 가죽 모자로다 사실 왜 썼을까?

그대의 술은 이미 익었고 안주도 훌륭하네!

어찌 그들이 남이랴! 형제는 타인이 아니지

담쟁이와 겨우살이 소나무 잣나무에 뻗쳤네

님을 만나기 전에는 시름에 속이 탔지만

님을 만났으니 기쁘고 좋구나!

 

관을 썼는데 가죽 모자로다 기대도 않했네

그대의 술은 이미 익었고 안주도 좋다네!

어찌 그들이 남이랴! 형제가 모두 왔다네

담쟁이와 겨우살이 소나무 위로 뻗쳤네

님을 만나기 전에는 시름에 우울했지만

님을 만났으니 기분이 좋구나!

 

관을 썼으니 가죽 모자로다 머리에 썼구나

그대의 술은 이미 익었고 안주도 푸짐하네!

어찌 그들이 남이랴! 형제와 숙질들이네

만약 눈이 내리려면 먼저 싸래기가 모이지

죽음에 날짜 모르듯 언제 볼는지도 모르지

오늘 저녁 술을 즐기려 님이 잔치를 여시네

 

有頍(유규) : 頍然, 관을 쓴 모습

有는 형용사 사두(詞頭)로 뒷 글자와 합하여 형용사를 이룬다.

동한(東漢) 학자 유희(劉熙)의 <석명(釋名)>에

頍는 傾(경)이며 앞으로 기울어짐이라 했다.

頍冠(규관)은 상(商)나라부터 크게 유행하던 것으로 이마띠(額帶)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변) : 흰 사슴가죽으로 둥글게 만든 예모

(실) : 사실, 실제

(유) : 어조사,

진환(陳奐,1786-1832)은 爲라 했다<毛詩傳疏>

(이) : 어조사로 뜻이 없다.

일설에는 繄(예)로 ...이다(=是)라 한다.

(지) : 맛이 있다. 술이 잘 익은 것이다

(효) : 안주(≒肴)

(가) : 맛 좋다

(이) : 삼인칭 대명사. 저, 이, 그

(조) : 담쟁이, 蔦蘿(조라)는 겨우살이

女蘿(여라) : 이끼의 하나로 소나무 겨우살이

薜蘿(벽라)는 薜荔와 女蘿로 덩굴과 겨우살이로

은자의 옷이나 은자가 사는 집을 일컫는다.

(시) : 널리 퍼지다

奕奕(혁혁) : 근심하는 모양

庶幾(서기) : ...를 바라다, 괜찮다

說懌(열역) : 희열, 기쁘다

<패풍, 정녀>에도 보인다

(기) : 바라다.

<鄭箋>은 어조사로 何期는 伊何와 같다 한다

何期는 어찌 생각이나 했었겠느냐! 이다.

(시) : 좋다, 훌륭하다(善)

(구) : 함께(俱)

怲怲(병병) : 근심스럽다/ 우울해하다

有臧(유장) : 臧然, 좋다, 착하다

(부) : 많다, 풍성하다

甥舅(생구) : 조카와 외숙

주자는 이모들의 처족이라 했다.

(우) : 눈이나 비가 내리다

(산) : 싸라기

주자는 눈이 처음 엉키는 것으로 큰 눈이 내리려면 먼저 미지근하고 눈이 흩날리며 온기를 만나 뭉치니 이를 霰이라 부른다고 했다.

無日(무일) : 날짜를 모른다. 無는 不知다.

싸라기가 뭉치면 큰 눈이 내릴 징후이듯 늙으면 죽을 징조이기도 한 이유로 날짜를 모르는 것이라고 주자는 <詩集傳>에 썼다.

無幾(무기) : 때(幾)를 모른다(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