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 글

심사정 강세황의 한양그림

허접떼기 2020. 10. 7. 16:18

심사정(沈師正,1707-1769)의 자는 이숙(頤叔)이며 호는 현재(玄齋).

정선(鄭歚,1676-1759)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리고 조영석(趙永錫,1686-1761)과 더불어 삼재(三齋)로 불린다.

그의 할아버지 때문에 죄인의 후손이라 벼슬길에 오를 수 없었다.

그의 부친인 심정주(沈廷冑,1678-1750)도 포도를 잘 그렸으며

그의 외조부 정유점(鄭維漸,1655-1703)도 그림에 능하였고

외종조부 정유승(鄭維升,?-1738)은 인물과 포도 그림에 능하였다.

 

이른바 경구팔경첩(京口八景帖)중에

현재가 그리고 표암(豹菴, 姜世晃,1713-1791)이 글을 쓴 작품이다.

 

이 그림의 글은 이렇다.

未知寫得何處眞景

其景似與不似

始不暇論第

煙雲晻靄

大有幽深靜寂之趣

是玄齋得意筆 豹菴

 

어느 곳의 진경을 그렸는지 알지 못한다.

그 경치가 비슷한지 아닌지도

애초에 논의할 겨를이 없다.

안개 자욱하고 어둑하여 쓸쓸하니

대체로 고요하고 정적한 멋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현재가 뜻을 터득한 필체다. 표암

 

煙雲(연운) : 안개와 운무

晻靄 : 직역하면 어둔 아지랑이다.

  晻澹(암담), 暗澹(암담)으로도 쓰인다.

  즉 어둑하고 쓸쓸함이며 막막한 모습을 나타낸다.

幽深(유심) : 깊숙하고 고요하다.

 

또 하나의 콜라보를 본다.

이 그림의 글은 이렇다.

水中孤嶼漁村點綴其中

平湖淺山極有佳致展卷

至此令人有扁舟容與之興

余將理檝一尋 豹菴

 

물 가운데 외로운 작은 섬 그 안에 어촌이 흩어져 있다.

잔잔한 호수와 깊지 않은 산은 지극히 아름다운 경치를 펼치고 있다.

여기와서 사람들이 작은 배로 노닐며 즐거워한다.

나도 노 저어 한 번 찾아가 보려한다. 표암

 

() : 작은 섬

點綴(점철) : 여기저기 흩어진 것들이 서로 이어짐.

平湖淺山(평호천산) : 잔잔한 호수와 깊지 않은 산

佳致(가치) : 아름다운 경치

展卷(전권) : 책을 펴다. 글을 읽다. 전람(展覽)하다.

扁舟(편주) : 片舟, 작은 배

容與(용여) : 마음 편히 거닐다. 한가롭고 편안함.

理檝(이집) : 노를 수리하다. 노를 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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