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 事/한우

송아지 출산

허접떼기 2011. 3. 30. 01:41

 

예정일을 사흘 넘긴 오늘 아침 밥을 주는 데 샅이 벌겋게 부었다.

그러더니 오후에 흘깃 보니 능지렁이 흘러 오늘 낼 낳겠구나 했다.

 

저녁 밥을 한칸 한칸 주며 예정 암소1789 칸에 다다르자 옆소 2709는 침흘리며 다가서는 데

이놈 앉아 있길래 자세히 보니,

얼쿠 샅에 물풍선이 달렸다. 양수덩이다

 

 

 

 

 

 

 

 

 

 

 

 

시간은 5시 50분이였다.

 

삼십분, 시간이 지나 몰래 지켜보니(행여 가리다 탈날까! 싶어)

양수가 터지고 앞다리가 삐져 나오고 있었다. 어두어지는데....축사에 전등을 켰다.

 

저 정도의 진척에 앉아만 있으니 하기야 앉아 낳는 것도 있다 들었는데...

다시 한 시간을 보내고 시계는 어두어진채로 7시 반으로 빠짝 꺽여 있길래

 

소금 한 주먹을 푼 양동이 들고(어미 먹으라고)

로코백 4ml를 바늘 뺀 주사기에 섞고,

아이디원(면역증강제) 5ml,

셀레포스(셀레늄과 비타민A,E제) 5ml 를 준비하여

수건들고 다시가보니 양수에 범벅된 놈(수컷이였다)이 바닥에 꼬부라져 있었다.

 

며칠 전 똥치우고 톱밥을 깔아놓았지만 적은 양을 깔았고 아직도 아침 기온이 영하이기에

수건으로 몸을 닦고, 비비고, 준비한 설사백신을 목에 짜주고, 약제를 주사하고,

누운 자리에 톱밥 한 포대를 더 깔고, ... 일어나길 기다리는 데

 

어미가 핥으며 기립을 돕고 있었다.                                   

그러더니 몇 분 지났을까  -------------------------------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 우리내 7209도 옆 칸의 다른 어미소들도 축하해주는 가운데 일어나 걷고 있길래

잠시 시간을 두고 어미의 젖을 빨길 바라면서 내려왔다.

 

낮에 낳게 하는 방법은 없나? 누구는 낮에 밥을 조금주고 저녁 밥을 많이 주면 그 다음 날 낮에 낳는다 하는데 글쎄.

 

올해 다섯번째 태어난 이 놈은 수컷으로 골격은 좋았다.

낼 영하 3도 라는 데...오리털 파카를 입혀 주었다.

 

내려왔다 한 시간 정도 지나 올라가보니 구석에 누어있길래 주둥이를 열고 냄새를 맡으니

혹 먹었을지도 모르나 젖내가 없다.

게다가 이빨도 안 드러나 뻘건 잇몸을 어거지로 벗기니 자지러 진다^^

 

어미소를 묶어 파이프에 묶고는 이 놈을 끌어 젖에 대니 힘쓰며 다가서질 않으려 한다.

안 먹어 늘어진 듯하여 어미 젖을 짜니 덜 주물러 대서 잘 안나오지만

그래도 바가지에 200cc 정도 짜서 젖병에 담아 입에 물어주니 싱겁게도 씩씩하게 빨아대진 않는다.

다 먹인 후

눈 감으려는 놈 억지로 일으켜 지 에미 젖에 대고 손으로 젖을 물어주는데도

별 의지가 없는 건지, 힘이 없는건지 모르나 물지를 않아 조금 더 손으로 짜고 내 손가락을 주둥이 벌려 넣어본다.

빨아대는 것 같아 다시 젖병을 물렸지만....이놈 물고 자려는지 눈꺼풀이 무겁다.

 

포기다. 시간도 11시가 다 돼간다.

내일 아침 다시 해보자 웃으며 내려오는 데 조금은 걱정이다.

 

그래도 잘 크겠지! 어미가 어미 노릇하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내가 먹인 초유가 뱃속에 있어 힘을 얻을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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