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발생한 지 석 달 지나고 있다.
얼추 2차 백신을 완료한지 보름 흐른 지금도 여기는 이동제한에 묶여 있다.
'이동제한' 소가 못 움직인다는 것이다. 팔지도 사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한 동네 아저씨가 숫송아지를 사려 왔다가. 다음에 가져간다고 그냥 발길을 돌리셨다.
구제역의 원인 규명과 대처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
그중 깜짝 놀랄 것은 구제역이 공중으로도 전파된다고 한다는 것 이였다.
도대체 어느 방법으로 그 확산을 저지한다는 것일까?
많은 돈을 들여 자기 고장에 구제역이 못 들어오게 한다고
초소를 만들고 많은 인력을 들여 방제작업을 하는 현장을 지켜보면 또한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소를 기르는 이곳도 지난 20일까지
자연부락 단위로 조를 편성하여 길목을 막고 차량에 방제 액을 살포하였다.
아마 많은 이들도 이런 현장을 지나쳤을 것이다.
적정양이 시달된 것도 아니고 그 차량의 바퀴와 윗덮개를 살포하면 다 된다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승용차라면 타고 있는 사람은? 적재된 화물차라면 각개의 화물에 대해서는?
방제하는 것을 본 적도 들은 바도 없다.
방역하는 사람도 사명감에서 방제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는 요식행위다.
그저 이 김에 정부에서 나오는 돈을 받아먹자는 사람도 있다.
딱히 겨울이라 할 일 없는 농촌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나,
그렇다고 그들의 노고를 아예 깎아 내릴 맘은 없다.
그저 불편한 마음으로 저것이 효과는 있는 건가? 달리 방도는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는 거다.
불편함이야 엄청났다. 사료배달도 아래 집 마당에서 실어 날라야했다.
택배는 어림없었다.
구제역이 이미 확정된 충주에 나가는 일은 눈이 무서워도 아니고 그 자체로도 범법행위가 될 수 있다.
밤에 나가 설에 성묘를 하고 밤에 들어왔다. 행여나 누가 알까? 해서고
밤에는 부락방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부인이 산에 오를라치면 그가 병원체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 생각되어 큰소리를 하기도 했다.
왜? 비산되어서도 전파가 된다니까!
동네사람들도 방역초소를 방문해 이것 저것 음식을 날라주었다.
저녁엔 술판이다.
딱히 떠오르는 방도는 내 축사를 소독하는 거다.
면에서 공급해주는 약이 있었다. 나는 그 회사에 전화를 하여 소독의 적정 희석배수와 간격을 물어 봤다.
답은 그냥 하라는 정도였다.
해괴한 일이 아닌가!
200배에서 1000배의 희석이 주는 의미를, 5배 차이가 주는 위험성을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 약을 뿌려 내 축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보장을 받아야 되질 않겠는가?
비산되어 날아오는 바이러스가 이미 도포된 축사에는 방문 즉시 사멸된다는 확실한 보장을 얻어야 되질 않겠는가?
그리고 어느 범위를 뿌려야 할지 살포빈도는 어느 정도가 좋을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구제역에 때한 치료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들었다.
치료제를 개발할 수는 있지만 그 전파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고
유전적 변이도 너무 다양하여 경제적 실효가 없다는 것이다. 그저 조직 배양된 백신이 유일한 것이었다.
AI나 돼지 인플루엔자(SI)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AI나 SI가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반면 구제역은 가축에게만 발병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면사무소 직원이 뭘 알겠는가?
하여 나는 그 약의 성분이 그럴 능력을 가졌는지 알아보고자했다.
초강력살바이러스 소독제인 '퍼펙트존'-(주)다원케미칼의 성분은 글루타르알데히드Glutaraldehyde이었다.
<병리학 분야에서는 예로부터 조직고정제로서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소독제로 사용하는 물질. 거의가 무색 액체인데, 약간의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2%액이 소독에 사용되지만,
사용 시에 첨가제(색소와 pH조정제)를 첨가하여 약알칼리성(pH7.5~8.5)으로 한다.
조정후의 액은 살균효력이 점차로 떨어진다.
살균효력만 보면 첨가제는 효력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영양형 세균에는 물론이고, 아포나 바이러스 등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균종이나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감수성이 다르므로 작용시간에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콕사키바이러스는 저항성이 강하고
20℃에서 30분간 작용하더라도 완전히는 불활성화하지 않는다.>
살균보조제로 0.2%이상 쓸 수 없게 되었다.
흡입시 발암물질이다.
치과에서 멸균제로 사진 현상에도 쓰인다. 이것도 인터넷을 뒤져서 알아본 결과다.
소가 아니라 소가 사는 곳 주변을 청소하는 제제인 것이다.
소에 뿌릴 요량이면 0.01%에서도 불안한 수치다.
아마도 구제역으로 그 회사는 매출이 늘어 돈을 벌었겠구나! 눈 먼 돈을 챙겼겠구나! 하는 맘도 들었다.
요즘 TV프로그램에 있는 '복불복'이다.
어느 사람이 ' 다방농민'이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전체 농민을 폄하한 뜻은 없었겠지만 때를 맞춰 떠들 애기지 그 지위가 고약한 인사의 말이였다.
그러나 그렇게 눈 먼 돈이 농촌에 만연함을 나는 안다.
심지어 방제를 하지 아니한 축산농가에게는 살처분되어도 전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소리가
이 복불복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살처분되면 보상을 한다. 의심만 되도 죽인다. 결과가 음성으로 판정되어도 소는 죽는다.
그 살처분 현장에 공중수의사가 파견된다.
그가 죽은 소의 무게와 나이와 임신여부 등을 조사하여 보상의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모럴 헤저드가 있다.
배지도 않은 새끼를 가진 임신우가 존재하고 추정 무게는 간단히 100kg을 조작할 수 있다.
선의의 온정일지나 분명 '눈먼돈'이다.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 현장에 임신확인 방법을 동원할 만큼 시간 여유와 행정 여력이 되는가 말이다.
그도 전부 파묻히는데...
밀집하여 사육하지 않고 방목하는 땅 넓은 선진국에서는 잘 안 걸리는 병이란다.
자체 소가 면역이 우수하면 구제역위험이 훨씬 적다고 한다.
불행하게 먹거리로 태어난 소가 농사의 전부인 사람이라면 황당한 이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동물의 권리를 지켜주자는 단체에서는 이 어마어마한 국가적 도살이 얼마나 슬프겠는가?
이번 사태로 대체식품까지 덩달아 올라 물가가 오르고 없는 사람들의 입맛을 싸게 만드는 현실에서
나는 내 소를 못 팔고 비싼 사료를 헛되이 먹인다는 생각이 다소 부끄럽지만
애완용이 아닐진대 마리당 한 달에 10만원 이상 들어가는 비용이 어서 빨리 그치기 바란다.
나 같은 농부가 한꺼번에 고깃거리를 쏟아 내면 바닥 가격도 떨어지겠다 싶은 맘도 들지만,
그저 일단락되어 시장이 정상적으로 원만히 재개 되길 바랄 따름이다.
'農 事 > 한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韓·美 '쇠고기 전면개방' 추진? - 프레시안에서 (0) | 2011.03.24 |
---|---|
송아지 설사 예방 (0) | 2011.02.28 |
초유 섭취의 중요성 (0) | 2011.02.18 |
농진청 겨울 대비 한우 사양관리 주요지침 제시 (0) | 2011.02.18 |
[스크랩] 한우-송아지 설사 및 호흡기 질병의 발생요인과 예방관리 (0) | 2011.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