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慾火熾而一念及病時 색욕화치이일념급병시
便興似寒灰 변흥사한회
名利飴甘而一想到死地 명리이감이일상도사지
便味如嚼蠟 변미여작랍
故人常憂死慮病 고인상우사여병
亦可消幻業而長道心 역가소환업이장도심
색욕이 불타올라도 순식간에 아플 때를 생각하면
곧 흥분이 식어버린 재와 같을 것이다.
명리가 엿처럼 달아도 사지에 이른다고 생각하면
곧 그 맛이 밀랍을 씹는 듯하리라.
그래서 사람은 늘 죽음이 두렵고 병을 걱정하나
덧없는 업보를 없애고 도심을 기르는 것도 좋다.
火熾(화치) : 불타오르다, 세차다
한(漢)대 왕충(王充)의《논형論衡》<논사論死>에
火熾而釜沸 沸止而氣歇 화치이부비 비지이기헐
불길이 세니 솥의 물이 끓고
끓다 그치니 기세가 멎는다.라는 출처가 있다.
一念(일념) : 불교어, 찰나보다 극히 짧은 시간
便(변) : 곧, 즉시
寒灰(한회) : 식어버려 차가운 재
《삼국지三國志》<위지魏志> 유이전劉廙傳에
揚湯止沸 양탕지비
使不燋爛 사불초란
起烟於寒灰之上 기연어한회지상
生華於已枯之木 생화어이고지목
끓는 물을 펐다 되부어 끓는 걸 막으니
타지 않으려다 살점이 문드러지게 함이라.
식어버린 재에서 연기를 내는 것이오
이미 마른 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격이다.
라는 기록이 출처가 된다.
飴(이) : 엿
一想(일상) : 좀 생각해보다
嚼蠟(작랍) : 아무 맛이 없다, 밀랍을 씹다
작랍은 인연과 만유를 설명한《능엄경楞嚴經》
8권에 나오는 낙변화천(樂變化天)을 설하는 중에
我无欲心 應汝行事 아무욕심 응여행사
於横陳時 味如嚼蠟 어횡진시 미여작랍
난 욕심이 없으나 그대와 맞장구로 일을 하니
뛰어다닐 때에도 맛은 밀랍 씹듯 하여
라는 구절이 있다.
亦可(역가) : 또한 좋다.
幻業(환업) : 덧없는 업보
업은 산스크리트어 카만(karnam,羯魔)의 한역이다
본디 선악을 떠나 만들어진 의사나 행위이 결과로
환업은 주로 죄악에 의한 결과를 말한다.
道心(도심) : 도덕의식에서 우러나오는 마음
불도를 행하고자 하는 마음
유가에서의 뜻은《순자荀子》의 <해폐海弊>에
道心之微 도심지미, 도심이 작구나!에 나오며
이어져 《중용中庸》에서
人心惟危 道心惟微 인심유위 도심유미
惟精惟一 允執厥中 유정유일 윤집궐중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희미하니
세세하고 한결같아야 진실로 그 중심을 잡는다로
넓혀졌다.
불가에서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
즉 보리심과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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