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국풍(國風)

5. 위풍(衛風) 6. 환란(芄蘭)

허접떼기 2022. 4. 13. 14:17

위-박주가리 열매 아래-패휴(佩觿)/ 바이두

芄蘭之支 童子佩觿 환란지지 동자패휴

雖則佩觿 能不我知 수즉패휴 능불아지

容兮遂兮 垂帶悸兮 용혜수혜 수대계혜

 

芄蘭之葉 童子佩韘 환란지엽 동자패섭

雖則佩韘 能不我甲 수즉패섭 능불아갑

容兮遂兮 垂帶悸兮 용혜수혜 수대계혜

 

박주가리 가지와 같은 아이가 뿔송곳을 찼네

비록 뿔 송곳을 찼으나 나의 지혜만 못하지

느긋하고 느릿하네! 드리운 띠가 늘어졌다네!

 

박주가리 잎과 같은 아이가 깍지를 찼네

비록 깍지를 찼으나 나의 실력만 못하지

느긋하고 느릿하네! 드리운 띠가 늘어졌다네!

 

芄蘭(환란) : 박주가리(蘿藦)

 다른 식물을 감아 타고 올라가 끝에 열매를 단다.

佩觿(패휴) : 차고 다니는 뿔 송곳

 코끼리 상아로 만드는데 허리에 차고 다니며 실의 매듭을 푸는 데 쓰였다

 어른이 차는 것이니 아이들이 찬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다.

能不我知(능불아지) : 能은 이에(乃), 그래서(于是)

  일설은 어찌(豈)라 함.

  能의 부정형은 不能이다. 따라서 능하다의 能은 아니다.

  글자 그대로 不我知는 不知我가 아니다.

  我知가 아니(不)라는 것이다.

  不은 못하다, ‘이르지 아니하다’의 뜻으로

  我知는 我之智로 해 한다.

  즉 ‘나의 지혜만 못하다.’가 적절한 해라 본다.

  아래의 不我甲도 마찬가지다.

容(용) : 몸가짐 容儀, 儀容

  일설은 容容(용용) 즉 느긋하다는 뜻을

  흔들거리다로 해하기도 한다.

遂(수) : 이루다. 成就, 늘어지다

  일설은 추(墜)로 밑으로 늘어진 모양이라 한다.

  容과 함께 흔들거리고 늘어진 허리띠를 묘사한 것이라 한다.

容兮遂兮(용혜수혜)는 행동이 느릿하며 방자한 모습이다

垂帶(수대) : 늘어뜨린 띠

悸(계) : 두근거리다.

  늘어지다, 띠가 아래로 축 늘어진 모양

韘(섭) : 깍지, 활 쏠 때 손가락에 끼는 도구

甲(갑) : 첫째, 재능, 狎으로 친하게 지내다

 

이 시에 대한 배경과 해석은 아주 대조적이다.

<毛詩序>는

대부가 교만하고 무례한 혜공(惠公)을 풍자한 것이라 하고

元대 유옥녀(劉玉汝)는

위나라는 소학(小學)의 가르침이 없다 하고<詩纘緒>

明대 봉방(丰坊)은

곽숙(霍叔)이 어려 성인의 옷을 참람하고 덕과 도량이 못 미쳐 무경의 난을 도왔다고 한다<詩說>

명대 계본(季本)은

어른이 아이에게 의례와 사냥 등을 가르치지 않고 높은 지위를 바라는 것을 풍자한 것이라 하고<詩說解頤>

현대학자 고형(高亨)은 조혼을 거론한다.

즉 주대 통치계급의 남자는 조혼이 관습으로 성년의 여자는 12~13세의 아동과 결혼하여 그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 하며<詩經今注>

정준영(程俊英)은

귀족소년을 풍자한 것이라 하고<詩經注析>

서소정(徐紹楨)은

당시는 위 혜공의 즉위 초라 어리지만 성인의 뿔 송곳을 차고 군주의 예를 행하니 대부가 이 시를 지어 그를 찬미하며 부지런히 덕을 펼치길 바랄 따름이라 한다<學壽堂詩說>

활을 당길 때 손가락에 끼는 상아질의 깍지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