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복숭아꽃이 피기 시작했다.
우측 연풍면 소재 시루봉아래 내가 농사짓는 복숭아 밭은 앵두와 배나무가 경계를 이룬다.
이 놈의 배나무를 어찌할까? 몇 해 전부터 고민해왔다. 일곱 주인데 베버릴까/달아먹어볼까?
어느 동식물이건
이렇듯 꽃다운 나이에 예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여러가지로 번거롭고 비효율적이다.
그 너머 약 식재면적 2300평의 복숭아밭
복사꽃이 피었다.
만개(滿開)는 열흘이 지나면 된다.
치렁치렁 붉은 복사꽃이 이 능선을 덮을 것이다.
지지난해 상당한 추위로 50주 넘게 얼어죽었고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도 겨우 부지하던 목숨줄을 놓아
유목을 포함 20그루가 이 봄의 잔치를 즐기지 못하고 메마른 새카만 가지를 드러내놓고 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도 사람의 일은 너무도 허잡한 것이 농사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