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9. 靜中觀心 眞妄畢見 정중관심 진망필견

허접떼기 2024. 10. 22. 11:16

夜深人靜獨坐觀心 야심인정독좌관심

始覺妄窮而眞獨露 시각망궁이진독로

於此中得大機趣 매어차중득대기취

旣覺眞現而妄難逃 기각진현이망난도

又於此中得大慚忸 우차어중득대참뉵

 

밤이 깊어 조용한데 홀로 앉아 마음을 살피노라면

비로소 망상이 다하고 진실만이 드러남을 깨달으니

이 가운데 늘 큰 풍취를 얻는다.

이미 진실이 드러나도 망상이 벗기 힘듬을 깨달으면

이 가운데 또한 커다란 부끄러움을 얻게 된다.

 

夜深人靜(야심인정) : 밤이 깊어 조용하다,

  인기척이 없다. (=夜靜更深야정갱심)

觀心(관심) : 마음의 본바탕을 바르게 살펴봄

  唐나라 항주 제일 장원 施肩吾(시견오,780-861)

<題景上人山門제경상인산문>이란 시에

水有靑蓮沙有金 수유청련사유금

老僧於此獨觀心 노승어차독관심

물에는 푸른 연밥, 모래에는 금붙이 있건만

노승은 이곳에서 홀로 마음을 살피네.

라는 싯구절이 있다.

 

() : 망상, 망념, 거짓

() : 다하다, 마치다

() : 유독, 오직(부사로 쓰임)

() : 드러나다,나타나다.

() : , 항상

機趣(기취) : 天趣(천연의 풍취), 풍취

  明代 극작가 陳汝元(진여원)

<金蓮記金금련기,構衅구흔>

太極圖中生意好 태극도중생의호

鳶魚機趣滔滔 연어기취도도

淵源夙仰泰山高 연원숙앙태산고

태극도안에 의미가 훌륭히 일어나고

솔개와 물고기의 풍취가 도도하니

그 근원에 이미 태산의 높이로 우러른다.

라는 내용에 보인다.

과 통하고 地境과 통한다 하여

아주 세밀하고 음밀한 경지로 해하기도 한다.

 

難逃(난도) : 벗어나기 어렵다.피할 수 없다.

慚忸(참뉵) :부끄러움

 당나라 시인 白居易(백거이)의 시 <春寒춘한>

省躬念前哲 성궁념전철

醉飽多慚忸 취포다참뉵

몸을 살펴 옛 성인을 생각함에

실컷 취하고 배부르니 참으로 부끄럽도다.

라는 구절에서 보인다

 

불생불멸하는 진여(眞如)가 생멸로 더불어 화합하는

최초의 상태를 아뢰야식(阿賴耶識)이라 한다.

아뢰야식에 비일비이(非一非異)이라는 말을 쓴다.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는 것은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란 말이다.

흔히 물과 파도의 예를 들어 비유해 설명한다.

물과 파도는 하나가 아니나(非一)

물이 파도고 파도가 물이다(非異)


아뢰야식을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이라 한다.

진과 망이 섞여 있다는 뜻이다.

()은 불생불멸이고 망()은 생멸이다.

망이 없어지고 진()만 남은 것이 각()이다.

그래서 <기신론>에서는 깨달음()을 정의하여

심체이념(心體離念)’이라 하였다.

마음 자체에 망념(번뇌)이 떠나갔다는 뜻이다.

불교의 수행이

()을 없애 진()에 돌아가는 것이라 하여

망궁진로설(妄窮眞露說)이 나왔으며

일반적인 말로 복귀설(復歸說)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