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心有係戀 便無仙鄕 심유계연 변무선향
山林是勝地 산림지승지
一營戀便成市朝 일영연변성시조
書畫是雅事 서화시아사
一貪癡便成商賈 일탐치변성상고
蓋心無染著 개심무염착
欲界是仙都 욕계시선도
心有係戀 심유계련
樂境成苦海矣 낙경성고해의
산림은 좋은 곳이지만
한 번 오락가락 연연하면 곧장 시끄러운 곳이 되고
글과 그림은 고상한 일지만
한 번 탐하여 빠지면 곧 장사꾼이 되고 만다.
대개 마음이 사물에 물들어 얽매임이 없으면
욕망이 머무는 중생의 경계도 신선의 도읍이다
마음이 무언가에 끌려 잊지 못함이 있다면
즐겁고 행복한 곳도 고통의 바다다.
營戀(영연) : 오락가락 연연하다.
營은 縈과 통하여 얽히다/미혹,현혹을
戀은 연연하다, 미련을 가지다를 말한다.
市朝(시조) : 시장과 조정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함을 비유한다.
貪癡(탐치) : 불교어, 탐욕과 어리석음
營戀과 같이 연연하여 미혹에 빠짐을 말한다.
南宋 유극장(劉克莊,1187-1269)의 《우언寓言》에
赤肉團終當敗壞 적육단종당패괴
臭皮袋死尚貪癡 취피대사상탐치
붉은 고깃덩어리는 종당엔 부서지고 무너지며
냄새나는 가죽 부대는 죽어도 아쉬워 연연해한다.
라는 시 구절이 있다.
商賈(상고) : 상인, 장사꾼
蓋(개) : 대개, 어쩌면
染著(염착) : 불교어, 애욕의 마음이
외물(外物)에 물들어 집착하는 것을 말하며
체니(滯泥), 즉 얽매이다와 같다.
《무량수경無量壽經》에
於其國土所有萬物无我所心
無染著心去來進止情無所系
그 나라에는 만물을 있어 내가 마음을 둔 게 없고
마음에 염착이 없어 거래와 진퇴에 묶인 뜻이 없네.
라는 구절이 있다.
欲界(욕계) : 욕망이 머무는 경계
불가에서는 색계, 무색계와 더불어 삼계라 부른다.
색욕, 식욕, 재욕 등이 강한 중생이 머무는 경계다.
係戀(계련) : 사람에 끌려 잊지 못함
樂境(낙경) : 즐겁고 행복한 곳(=樂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