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 乾坤自在 物我兩忘 건곤자재 물아양망
簾櫳高敞 염롱고창
看靑山綠水呑吐雲煙 간청산녹수탄토운연
識乾坤之自在 식건곤지자재
竹樹扶疏 죽수부소
任乳燕鳴鳩送迎時序 임유연명구송영시서
知物我之兩忘 지물아지양망
발 친 창을 높히 열어젖히고
청산 녹수에 구름과 안개 감추고 드러냄을 보면
하늘과 땅이 자유로움을 깨달으리라!
대나무가 무성하고
어린 제비와 산비둘기 철마다 나고 들고 하여도
외부의 물체와 내가 모두 없음을 알리라!
簾櫳(염롱) : 발을 친 창
敞(창) : 문,창 따위를 열어젖히다
高敞은 (토지가) 크고 넓다를 말함
呑吐(탄토) : 감췄다 드러내다/삼키고 뱉다.
乾坤(건곤) : 하늘과 땅- 천지, 우주
自在(자재) : 자유롭다, 편안하다
竹樹(죽수) : 대나무
扶疏(부소) : 무성한 모습
《문선文選》속 서진(西晉) 좌사(左思,250?-305)의
<삼도부三都賦>내 촉도부蜀都賦에
甘蔗辛姜 陽蓲陰敷 감자신강 양구음부
日往菲薇 月来扶疏 일왕비미 월래부소
사탕수수와 매운 생강은 양지에 꽃피고 음지서 퍼지니
해가 지면 빼빽해지고 달이 뜨면 무성해지네.
에서 찾을 수 있다.
任(임) : 접속사, ...는 몰론이고/...하든지/...하여도
乳燕(유연) : 어린(새끼) 제비
鳴鳩(명구) : 산비둘기
乳燕鳴鳩(유연명구)는 시인들의 사랑받는 싯구다.
송나라 시인 몇몇 출처만 적어본다.
소식(蘇軾,1037-1101)의 <춘일春日>을 보면
鳴鳩乳燕寂無聲,日射西窗潑眼明。
명구유연적무성,일사서창발안명。
午醉醒來無一事,只將春睡賞春晴。
오취성래무일사,지장춘수상춘청。
산비둘기와 어린 제비가 조용하여 소리 없고
햇살이 서창에 비추며 눈에 뿌려 밝은데
낮에 술이 깨니 한 가지 일도 없고
그저 봄날 졸음에 맑게 갠 봄날이나 즐기려네
에 나오며
송대 원거화(袁去華)의<완계사浣溪沙>에
乳燕鳴鳩閑院落,垂楊芳草小池塘
유연명구한원락,수양방초소지당
새끼제비와 산비둘기가 뜨락에서 한가롭고
수양버들과 방초가 작은 연못에 늘어졌네.
라고 쓰였으며 그리고
왕신(汪莘,1155-1227)의 <수고비서壽高祕書>에
靑天白日祕書舫 乳燕鳴鳩內相家
청천백일비서방 유연명구내상가
푸른 하늘 대낮에 비서의 배
어린제비와 산비둘기가 내상의 집에 있네
라고 쓰였다.
送迎(송영) : 나고 들다 / 떠나고 맞이하다.
時序(시서) : 돌아가는 철의 차례/철의 바뀜
物我(물아) : 바깥 사물(外物)과 나
忘(망) : 없다
物我之兩忘(물아지양망)은 物我一體요 人我兩空이다
외부와 나는 하나며, 타인과 나 모두 空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