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 流水洛花 身心常靜 유수낙화 신심상정
古德云 고덕운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吾儒云 오유운
水流任急境常靜 수류임급경상정
花落雖頻意自閒 화락수빈의자한
人常持此意 인상지차의
以應事接物 이응사접물
身心何等自在 신심하등자재
옛 고승은 말했다.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둥근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은 흔적도 없다고
우리 유가에서 말했다.
물이 설사 급히 흘러도 심경은 늘 고요하고
꽃이 비록 자주 떨어져도 뜻은 절로 한가하다고
사람이 늘상 이런 뜻을 가지고
세상사에 맞춰 처리하고 교제한다면
심신이 얼마나 편안하겠는가!
古德(고덕) : 옛 고승(高僧)으로 송대 지선(志璇)
지선의 시<게오수偈五首·기사其四>에
聲色頭上睡眠 성색두상수면
虎狼群裏安禪。 호랑군리안선。
荊棘林内翻身 형극임내번신
雪刃叢中遊戲。 설인총중유희。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월천담저수무흔。
성색은 머리 위에서 잠들어도
범과 이리떼 속에서 편히 참선하네.
가시나무 숲속에 몸을 돌려도
예리한 칼날 무리에서도 놀고 즐기네.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달빛이 연못 바닥을 뚫어도 물은 흔적도 없네.
에서 나온 글이다.
掃(소) : 빗질하다
階(계) : 섬돌, 계단
塵(진) : 먼지, 티끌
吾儒(오유) : 우리 유가.
여기서는 북송대 학자인 소옹(邵雍,1011-1077)이다
소옹은 주돈이, 장재, 정호,정이와 북송5자라 불린다.
그의 시 <천진감사26수天津感事二十六首>중 첫 번째
水流任急境常静,수류임급경상정,
花落雖頻意自閑。화락수빈의자한。
不似世人忙裏老,불사세인망리로,
生平未始得開顔。생평미시득개안。
물이 설사 급히 흘러도 형편은 늘 고요하고
꽃이 비록 자주 떨어져도 뜻은 절로 한가하다
세인들이 바쁜 가운데 늙음과 같지 못하고
평생토록 여태 얼굴이 피어본 적이 없네
任(임) : 설사...해도, 마음대로 하다
境(경) : 심경, 형편, 처지, 경우
意(의) : 우러나오는 마음. 뜻
應事(응사) : 세상사를 처리하다
《열자列子·설부說符》에
投隙抵時應事無方屬乎智 투극저시응사무방속호지
틈을 보아 때를 맞춰 일을 처리함에 구애가 없다면
지혜에 속할 것이다. 라는 내용이 있다.
接物(접물) : 남과 교제하다/사물에 접하다
《태평어람太平御覽》卷 七四《윤문자尹文子》에
盲者不觀 無以接物 맹자불관 무이접물
눈이 먼 자는 볼 수 없으니
사람과 사귈 수 없느니
라는 글에서 찾을 수 있다.
何等(하등) : 어떤, 얼마나 / 아무런
自在(자재) : 편안하다, 안락하다